I was a dust mote.
Because of you, I am a mountain.
I lagged behind.
You urged me on till I forged ahead.
Because of you, I’m a cure for wounded hearts, an ecstatic head,
a pair of clapping hands.
- 잘랄레딘 모하마드 루미-
1969년 미국에서 태어난 토니 저스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작품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작품 활동을 잠시 멈추었던 2008년에 베를린으로 이주한 후 더해진 고립과 시련에 의해 그의 그림 그리기 방식과 작업 스타일이 변화되었습니다.
이번 신작에서 저스트는 일상의 사물에서 우연히 발견된 불완전한 흔적을 캔버스에 담아냈습니다. 보호용 종이에 남겨진 얼룩과 조지아 수도 티빌리시에서 보낸 시간 동안의 스케치를 확장하여 이러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신작 시리즈 중에서도 ‘An ecstatic head’라는 작품이 시리즈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냅니다. 이작품에는붉은빛이투사되어마치연기를관통하는듯한느낌을줍니다.마치표면을문지른듯한이기법은 관람객이 작가의 직접적인 ‘접촉’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접촉은 작품에 생명을 부여하고, 마치 ‘유령’처럼 강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며, 그 자체로 강한 기억과 자취를 남깁니다. 외젠 들라크루아는 ‘노동의 응축과 저장’을 회화가 가진 특별한 성질이라고 말했습니다. 회화는 창작 과정에서 작가의 시간, 노력, 감정, 기술 등이 ‘흔적’으로서 캔버스 위에 구현됩니다. 이러한 흔적은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부터 관람자가 그림을 보는 순간까지, 즉 시간을 초월하여 캔버스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An ecstatic head, 2024, oil on canvas, 140 x 190 cm
Efremidis Press Release
저스트의 대표적 모티브인 ‘눈물이 흘러내리는 자국’은 20세기 중반 한 지식인의 존재론적 위기를 다루는 한스 팔라다의 <술꾼>에서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와인을 나중에는 구아슈를 책에 부어 흘러내린 얼룩을 응시하는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1여 년 간 이어오던 테스트는 그 문양을 다시 캔버스에 그대로 옮긴 구상 작업이 됩니다. 이는 다시 다양한 사이즈와 색으로 시리즈화 되었습니다. 수행성을 동반한 반복적 재생산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존재한다’ 고 느끼는 시간을 벌어준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 연작 작품들은 2020년 에프레미디스 베를린에서의 개인전
전시명인 《An ecstatic head》는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잘랄레딘 모하마드 루미의 시집
표현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Tony Just(1969년생, 미국)는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회화 학사 학위를, 뉴욕 Hunter College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주요 전시로는 White Columns, KARMA, Gavin Brown’s Enterprise, MoMA PS1(New York), Maisonneuve(Paris), Arratia Beer, PSM(Berlin) 등이 있습니다.